Rap God의 복귀를 알리는 연설문, Eminem - Campaign Speech Reviews



2013년 말, Rap God이 실린 <The Marshall Mathers LP 2>를 마지막으로 정규앨범은 커녕 소식조차 잘 들리지 않던 Eminem이 아래와 같은 트윗을 남기며 복귀를 알렸다.

걱정하지마. 앨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기다리는동안 들을만한걸 하나 줄게.



곡은 약 8분에 달하는 Eminem의 프리스타일로 이루어져있다. 비트라기보단 간간히 들리는 sfx와 여기저기에 깔리는 패드가 전부인, 무반주에 가까운 트랙 위에 어떤 이펙터도 먹이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랩을 얹었다.

훅도 간주도 없이 7분 50여초동안 쉴새없이 내뱉는 가사는 Eminem 특유의 선정적이고 폭력적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유쾌함이 있는 펀치라인들로 점철되어있다. 수많은 문화적 레퍼런스와 pun(중의적 표현을 이용한 언어유희)들이 언어장벽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내 리스너들에게 전달될 수 없음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혐오와, 과잉진압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경찰들을 실명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게 디스하는 등, 밑도끝도 없는 에미넴 특유의 "어그로"가 곡 여기저기에 산개해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 대선 후보인 Donald Trump와 그의 지지자들에 대한 비판, 그리고 나아가서 Uncle Sam으로 대표되는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날 선 비판이다. 아래는 해당 가사의 일부이다.

Run the faucet, I'ma dunk
A bunch of Trump supporters underwater
수도꼭지를 틀어. 트럼프 지지자들을 익사시킬거니까.

- 중략 -

Consider me a dangerous man
But you should be afraid of this dang candidate
You say Trump don't kiss ass like a puppet
'Cause he runs his campaign with his own cash for the fundin'
And that's what you wanted
A fuckin' loose cannon who's blunt with his hand on the button
Who doesn't have to answer to no one—great idea!
날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하지만 이 빌어먹을 후보를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신들은 트럼프가 그의 돈으로 선거운동을 해서 후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하지.
그게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라고 하자.
군사력을 쥐고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망나니. 좋은 생각이네!

참여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담긴 가사를 둘째로 하더라도, 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 리스너마저 지루하지 않게 이 기나긴 곡을 듣게 만드는데는 스스로를 Rap God이라 부르는 Eminem의 화려한 랩스킬이 크게 일조한다. 사실상 없다시피 한 비트 위에서 타이트하고 변화무쌍하게 박자를 쪼개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은 아무리 생각해도 경쟁자를 찾아낼 수 없을 정도로 참신하다.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플로우 위에 얹은것은 자로 잰듯한 라임 스킴과 그를 강조할 수 있는 정확한 액센트이다. 스스로를 한없이 버프하는 힙합 특유의 스웨거, 그리고 스스로에게 붙인 Rap God이라는 별명 모두 Eminem에겐 전혀 넘침이 없는 것들임은 이 곡으로 충분히 설명된다.

여성과 미국 사회, 도널드 트럼프와 인종차별, 과잉진압 경찰들에 대한 쉴새없는 분노를 쏟아낸 뒤 뜬금없이 ESPN 2 채널의 진행자인 Molly Qerim을 떠올리며 화를 삭히는 대목에선 너무 당황스러워서 헛움음이 나올 정도이다. 이 미모의 방송인에 대한 애정마저 성희롱으로 표현해버리는 Eminem은 곧바로 그의 상상들을 음담패설로 풀어낸 뒤, 자신의 폭력적인 가사와 생각들에 대한 짤막한 변호를 하며 마무리를 향해 간다. 그리고 곡의 마지막 라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수사적이고 해학적인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Why am I such a dick?
난 왜 이렇게 개새끼일까?

곡 중간에 Eminem은 또한 지난 몇년간 냈던 자신의 히트곡들이 소비된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치는데("Even pop shit on my pop shit, and it's popular, couldn't be more awkwarder"), 이는 Rihanna와 작업했던 The MonsterLove the Way You Lie등의 곡들에 자신이 뱉은 가사들이 전혀 팝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이고 파퓰러하게 곡들이 소비된 점에 대한 불편함을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머지않아 발매될 정규앨범의 방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쯤 발매될 Eminem의 신작 정규앨범이 선공개된 이 곡에서 암시하듯, 한동안 잠잠했던 Rap God의 재림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1



n music player

마우스오른쪽금지